이번 주말은 늦잠도 자고, 정말 게으름 그 자체로 보내고 싶었다. 마음과 몸은 늘 따로 노는 법... 아침 8시에 저절로 눈이 떠졌다. 마침 아침 하늘이 엄청 맑았고, 햇살도 눈이 부셨다. 날씨가 좋지 않을까, 잔뜩 기대했었다... .
아침 청소를 마치고 나서, 커피 한잔 하려고 소파에 앉았더니... 그새 하늘은 어둑어둑하게 구름으로 가득했다. 오후에 룰리 산책 시키는 것 외에는, 딱히 할 일이 없다.
오늘은 소파에 누워서, 밀리의 서재로 "놈의 기억" 1-2권을 완주 할 계획이다. 점심은 빵에 치즈 넣어서 토스트로 간단하게 떼우기로 결정. 정말 오랜만에 누려보는 여유다.
오후 3시, 룰리와 산책을 나왔다. 마침 서쪽 하늘 한 켠으로 구름이 살짝 겉혔다. 그 사이로 노을지는 붉은 하늘이 모습을 드러냈다. 뒷동산 빌라호라에 오르면, 멋진 광경을 볼 수 있을까, 기대감에 발을 재촉했다.
그런데, 오늘따라 룰리는 기분이 별로인 듯, 지나가는 강아지들마다 시비를 걸고... 얼르고 달래다가, 안되겠다 싶어서... 한번 혼냈더니, 결국, 삐쳤다. 뒤도 안돌아보고, 냅다 달리기 시작했다. 날 골탕 먹이려고... .
이 저주 받은 몸으로 오래 뛸 수는 없기에, 결국... 달래줘야 했다. 기분이 풀렸는지, 그제서야 슬렁슬렁 걸으며, 노을 구경할 시간을 내주기 시작했다. ㅎ
노을이 절정에 달하자, 브르노 시 전체가 붉게 물들었다. 다른 건 몰라도, 노을 질 때 붉게 물드는 이 도시의 모습 하나만큼은... 정말이지 최고다.
코로나 상황만 아니면... 주말이니, 시내에 나가서 G와 데이트도 하고, 외식도 하고... 그럼 좋을 텐데. 뭐... 코로나가 아니어도, 오늘도 넛크래커 공연이 2번이나 있는 탓에... 어차피 주말 데이트는 어렵다 ㅠ_ㅠ
룰리랑 둘이 언덕에 앉아서, 한동안 붉게 지는 노을을 바라보면서... 시간을 보내다가 돌아왔다. 이렇게 토요일이 조용하게 지나가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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